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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반의 영화리뷰

리플리 (The Talented Mr. Ripley, 1999) 그림자를 조심해라

by notail86 2023.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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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
리플리(맷 데이먼)는 밤에는 피아노 조율사, 낮에는 호텔 보이로 일하는 별 볼 일 없는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만 기회도 없고, 행운도 기다리지 않는다. 그러던 중 뉴욕을 떠날 기회가 찾아온다. 즉 어느 화려한 파티석 상에서 피아니스트 흉내를 내다 선박 부호 그린리프의 눈에 띈 것이다. 그는 믿음직해 보이는 리플리에게 계약금 천 달러를 주며 망나니 아들 디키를 이태리에서 찾아오라고 부탁한다. 이태리로 가기 전, 리플리는 디키의 정보를 수집한다. 드디어 이태리에 도착해서는 프린스턴 대학 동창이라며 디키에게 서서히 접근한다. 금새 리플리는 디키와 그의 연인인 마지(기네스 팰트로)와도 친해진다. 마치 자신도 상류 사회의 일원이 된 듯한 착각에 빠져 리플리는 디키를 닮아가지만...
평점
8.3 (2000.03.04 개봉)
감독
앤서니 밍겔라
출연
맷 데이먼, 기네스 팰트로, 주드 로, 케이트 블란쳇,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잭 데이븐포트, 제임스 렙혼, 세르지오 루비니, 필립 베이커 홀, 셀리아 웨스턴, 피오렐로, 스테파니아 로카, 이바노 마레스코티, 안나 론지, 알레산드로 파브릿지, 리사 아이히호른, 그레천 이골프

되고자 하는 사람을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그 사람이 되어있다.

어느 날 충동적으로 한 거짓말이 불러온 바람

 비루한 현실을 바꿀 능력이 없지만, 타인을 모사하고 흉내 내는 재주가 빼어난 경우에, 어느 날 타인이 될 기회가 주어진다면, 비록 그 기회가 자신을 지우고 타인이 되어 평생 살아야 하는 것일지라도, 기회를 잡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오래된 명작 리플리의 주인공 토마스 리플리는 고아인 데다 찢어지게 가난하지만, 밤에는 피아노 조율사로, 낮에는 호텔 화장실 보이로 그저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다. 다만 그에게 몇 가지 재능이 있었는데, 남의 말투나 필체등을 기가 막히게 흉내 내고, 거짓말을 감쪽같이 할 수 있는 재주였다.

 어느 날 톰은 프린스턴 음대 출신의 피아니스트가 팔을 다쳐, 유니폼을 빌려 입고 상류층 파티에서 그의 행세를 할 기회를 얻게 된다. 뉴욕의 선박 부호인 허버트 리처드 그린리프는 그의 아내와 파티에 왔다가 그런 톰을 보게 되고, 단지 프린스턴 음대의 유니폼을 입고 있을 뿐인 톰을 자신의 아들인 디키의 동창생으로 착각하는데, 톰은 무슨 생각인지 자신이 디키의 동창인 것처럼 행세한다. 결국 아내의 권유와 호감에 허버트는 톰을 조선소로 초대한다.

 조선소에서 톰을 만난 허버트는 천 달러를 줄 테니, 이탈리아에 있는 아들 디키를 데려와달라는 부탁을 하는데, 거짓말이 거짓말을 불러오면서 톰은 프린스턴 음대 출신인 척을 하기 위해, 전에 들었던 디키의 관심사인 재즈에 대해 미리 공부를 하고 이탈리아로 향한다.

타인이 되어 본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이탈리아행 선박회사인 쿠나드 라인는 그린리프의 주 고객이었고, 시작부터 일등석에 타는 호사를 누리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때부터 톰의 마음에 허영심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도착한 이탈리아 로마의 입국심사대 앞에서 미국 섬유재벌 딸 매레디스 로그를 만나게 되는데, 이때 톰은 자신을 디키 그린리프라고 소개한다. 어머니의 성으로 여행을 다닌다는 말이 우연히 겹쳐 공감을 이끌어내고, 그렇게 좋은 감정을 남기고 헤어진다.

 디키가 있는 이탈리아 남부 바닷가 마을로 향한 톰은 드디어 디키를 만나게 되지만, 디키는 톰과 함께 LA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하고, 오히려 아버지가 보수로 준 돈으로 같이 놀자고 한다. 톰은 디키와 디키의 여자친구 마지 셔우드와 함께 상류사회의 일원인 양 착각에 빠져 생산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YOLO 인생을 즐기게 된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재능이 있어 보이는 톰에게 흥미를 느끼지만, 점점 돈도 없고 선을 넘는 톰에게 싫증을 느끼게 된 디키는, 그 와중에 바람을 폈던 실바나 마저 임신한 상태로 생을 마감하게 되면서, 이탈리아 중부로 떠날 것이라고 톰에게 통보하며, 작별 겸 마지막 파티를 즐기자고 제안한다.

 톰과 디키는 단둘이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톰은 디키에게 자신의 진심 어린 호감을 비추며, 이탈리아에 집을 사 같이 살자는 제안을 하지만, 디키에게 모욕을 당할 뿐이었다. 순간 화가 난 톰은 디키와 다투다 결국 그를 살해하게 되고, 처음에는 디키를 끌어안고 슬퍼하였지만, 이내 디키와 함께 보트를 바다에 침몰시켜 버린다. 그렇게 톰은 디키가 된다.

그림자가 너무 길면 결국 그림자에게 잡아먹힌다

 톰은 디키가 아직도 살아있는 것처럼 이곳저곳에 생존흔적을 남기고, 디키 행세를 하며 상류층의 삶을 즐긴다. 하지만 톰과 디키를 둘 다 아는 지인들과 만나며, 항상 위태로운 삶을 살게 된다. 결국 프레디 마저 처리하여 입막음을 한 톰은, 디키가 프레디를 죽인 뒤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것처럼 꾸미게 된다.

 한편 아들의 실종 소식을 듣게 된 허버트는 사설탐정을 고용하여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게 되는데, 디키의 평소 행실과 이탈리아 남부에서 저지른 만행을 알게 되어, 오히려 톰에게 고마워하며 조작한 유서대로 톰에게 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까지 하게 된다.

 결국 범행이 밝혀지지 않고 유유히 떠나려는 톰은, 한 장소에서 자신을 아직도 디키로 알고 있는 매레디스와, 자신을 톰으로 알고 있는 피터가 만나게 되어,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나게 될 위험에 처해지게 된다. 결국 톰은 지금과 똑같은 방법으로 피터의 입막음을 하며 영화의 막이 내린다.

 톰이 처음 했던 아래의 말은 과연 진실일까? 괴물의 눈물일까?

 

되돌아갈 수 있다면, 모든 걸 지울 수 있다면, 나 자신부터 지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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