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반의 영화리뷰

이퀼리브리엄 (Equilibrium, 2002) 건카타(Gun Kata) 대종사(大宗師) 존 프레스턴

by notail86 2023. 11. 17.
반응형

 

 

 
이퀼리브리엄
사형선고보다 더 잔인한 감정유발죄!당신의 마인드는 거대한 함정에 빠져있다! chapter 1. [HOLDBACK]3차 대전 이후의 21세기초 지구.... '리브리아'라는 새로운 세계는 '총사령관'이라 불리우는 독재자의 통치하에, 전 국민들이 '프로지움'이라는 약물에 의해 통제되고, 이 약물을 정기적으로 투약함으로서 온 국민들은 사랑, 증오, 분노...등의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펼쳐진다. chapter 2. [CONTRADICTION]한편, '리브리아'에서 철저히 전사로 양성된 특수요원들은 '프로지움'의 투약을 거부하고 인간의 다양한 감정들을느끼며 살아가는 반역자들을 제거하며, 책, 예술, 음악...등에 관련된 모든 금지자료들을 색출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chapter 3. [CONFLICT]'존 프레스턴'은 이러한 일련의 규제에 저항하는 반체제 인물제거의 임무를 맡은 정부 최고의 요원으로, 정부의 신임을 두텁게 받지만 동료의 자살, 아내의 숙청....등으로 인해 괴로운 감정에 휩싸이고, '프로지움'의 투약을 중단하며 서서히 통제됐던 감정을 경험하게 되는데.....이 놀라운 미래를 그린 영화 <이퀼리브리엄>은 범죄나 전쟁의 원인이 되는 인간의 감정을 제거시킨 사회를 예리하게 파헤친 액션-스릴러물이다. 이러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모든 사람들은 프로지움이라는 약을 매일 복용해야 하는데, 이는 감성을 제거시키고 평정을 이루게끔 해준다. 또한 약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사무라이처럼 전투를 위한 고도의 훈련을 받은 특별 경찰들이 투입되어 그들을 추적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 이 시스템의 유용성을 믿으며, 당국의 고위 관리를 지낸 존 프레스톤(크리스찬 베일)은 이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고도의 훈련을 받은 "클레릭"이었다. 그의 임무는 프로지움 약을 복용하지 않는 사람을 색출하여 제거하는 역할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약을 잃어버리게 되고,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된 후, 자유를 위해 싸우게 된다.
평점
8.2 (2003.10.02 개봉)
감독
커트 위머
출연
크리스찬 베일, 테이 딕스, 에밀리 왓슨, 앵거스 맥페이든, 도미닉 퍼셀, 숀 빈, 윌리엄 피츠너, 숀 퍼트위, 크리스티안 카만, 존 케오, 클라우스 쉰들러, 매튜 하버, 마이크 스미스, 데이비드 허밍스, 브라이언 콘리, 커트 위머, 아나톨레 타웁만, 브라이언 W. 쿡, 메흐메트 쿠르툴루스

 

대종사는 국가를 넘어선다

제정일치(祭政一致)의 비감정(無感情)적 사회

 21세기가 막 시작되었을 때 시작된 3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인구수가 급감하게 된다. 그로 인해 인류는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르는 비인도적 행위의 원천을 찾아 박멸하는 것 만이, 인류에게서 전쟁의 위험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그 일을 수행하는 '그라마톤 클레릭'이란 단체를 만들어 원인을 배제한다.

 통일정부 리브리아(Libria)는 이로 인하여 사회에 평화와 질서가 온 듯 보이지만, 실상은 감시와 통제, 약물을 사용한 인간의 본성을 억제하여 유지하는 사회일 뿐, 인간미가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감독은 재건된 도시 주변에 전쟁 중 파괴된 건물을 배치하고, 도시 지하 역시 파괴된 건물들이 복구되지 않고 그대로 보존된 모습을 보여준다. 내 생각에 인간의 본성을 근본에서부터 변혁한 것이 아닌, 위에 서술한 대로 감시와 통제, 약물을 통해 억제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부서질 수 있는, 덮어놓기만 한 불안정한 모습을 표현하고자 한 게 아닐까 생각된다. 또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것들은 회색으로 강조하여 이를 표현하였다.

 사실 내가 제정일치로 보는 이유는, 최고 지도자를 영도자(Father)라 부르고, 그 아래 위원회가 있으며,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있고, 주인공 존 프레스턴이 속한 '그라마톤 클레릭'은 말 그대로 'Cleric' 성직자를 뜻한다. 작 중에서 보이는 건 이단심판관 분위기가 더욱 맞지만, 아무튼 이런 분위기에 더불어 절제되고 엄숙한 리브리아의 모습이 더더욱 그렇게 와닿았다.

 사실 감독은 사회가 어떻게 순환하고 유지되는지에 대해서는 잘 보여주지 않아, 상상의 영역에 남겨져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보게 된 것 같다.

인간의 사회 유지에는 폭력이 필수요소인가

 감정이 담긴 불법 물품들을 'ec-10' (Emotional Contents - 10), 감정을 잃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감정 유발자' (Sense Offender)로 규정하고, 이를 불법으로 정의하여 제거하는 업무를 하는 '그라마톤 클레릭' 존 프레스턴은 4년 전 아내가 '감정 유발자'로 적발되어 소각처리된 아픔을 지닌 채, 아들과 딸을 홀로 키우고 있다.

 인간의 본성을 억압하고, 불법으로 정의하여 단죄하기 위한 행위도,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르는 비인도적 행위일 텐데, 인구수의 감소를 막기 위한 이유로 전쟁을 억제하려 진행하는 시도가, 오히려 인구수의 감소를 불러일으키는 순환적 오류가 존재하는 사회는, 애초에 오래 유지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오류로 인해 존 또한 같이하던 동료 에롤 파트리지가 '감정 유발자'가 되어 자신의 손에 죽음으로서 발생하는 감각적 오류로 인한 혼란이 찾아오게 되고, 결국 체제에 순응하지 못하고, 체제를 무너뜨리는 선봉장이 된다.

감정이 배제되면 그것은 인간으로 볼 수 있는가

 불교에서는 인간이 느끼는 것을 오욕칠정(五慾七情)으로 말하는데, 오욕은 눈, 코, 귀, 혀, 몸 다섯 가지 감각 기관인 오관(五根)이 각각 빛(색色), 냄새(향香), 소리(성聲), 맛(미味), 만지는 느낌(촉觸)의 오경(五境)에 집착하여 야기되는 욕망을 말하고, 칠정은 오관을 통해 발생하는 일곱 가지 감정 기쁨(희喜), 분노(노怒), 슬픔(애哀), 즐거움(락樂), 사랑(애愛), 미움(오惡), 욕망(욕欲)을 말한다.

 하지만 영화에서 프로지움을 먹으면, 감정을 억제하여 무감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처럼 나오는데, 사실 오욕 또한 행함에 있어 원동력이 되므로, 이 또한 모순이 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모든 오욕칠정이 제거된 인간은, 살고자 하는 마음도, 행할 의지도, 사고력조차 동기부여가 되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 명령을 내려도 행하지 않을 것이므로, 산 송장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애초에 존에게 윽박지르거나 감정을 조롱하는 부위원장의 모습에서 이질적인 모습을 보았다면, 그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영화의 끝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건카타 (Gun Kata)는 실전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인가

 다수와의 전투를 상정하고, 두 팔의 효율적인 동선을 형(形)으로 만들어 훈련한다면, 한정된 공간 안에서의 효율 또한 올라가기에 활용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전제 조건으로 그것을 행하는 사람이 초인이어서 총알이 빗발치는 공간으로 과감하게 침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하고, 총기의 반동을 완벽하게 제어하여 원하는 탄착점에 발사된 총알이 도달하도록 만드는 근력과 초감각이 필요할 뿐이다.

 사용은 가능하나, 초인이라는 전제조건이 붙기 때문에, 일반 훈련을 받은 사람은 알고 있어도 사용이 불가능한 기술이다.

미래에 레이저 총이나 무반동 총, 전신 방탄 코팅 같은 기술이 나온다면, 어쩌면 쓰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역시 그런 기술이 나올 때쯤이면, 굳이 사람이 사람을 해하기 위해 무언가를 할 필요가 없는 사회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잡담

 크리스찬 베일형 첫 등장씬이 정말 멋있었다. 뒷모습에서부터 시작해,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끝나는... 전율이 일어나는 예술적인 모습이다.

+ 잡담 2

 요즘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의 영상들을 끊어내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내 삶의 시간을 쓰는 주체가 왠지 내가 아닌 그런 영상들이 되어 버린 것 같은 기분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 영상을 볼 때, 매일 볼 때보다 기분이 더 나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존도 약을 끊으면서 이미 알고 있었던 감각들을 수용하며, 얼마나 큰 감정을 느꼈을까 조금은 공감해 본다.

+ 잡답 3

 한국에는 2003년 개봉하였다. 캐치프라이즈가 '열광은 시작됐다 매트릭스는 잊어라!'인데 왜 여기다 매트릭스를 붙인 건지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같은 SF 디스토피아 세계관이라 그런 걸 지도.

 

I Pay It Gradly.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