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점
- 8.8 (2008.01.01 개봉)
- 감독
- 마크 허먼
- 출연
- 에이사 버터필드, 데이빗 듈리스, 쉴라 핸콕, 잭 스캔론, 베라 파미가, 루퍼트 프렌드, 앰버 비티, 리차드 존슨, 짐 노튼, 도몬코스 네메스, 잭 매툰 오브라이언, 헨리 킹스밀, 카라 호간, 수즈사 홀, 라스즐로 아론, 이반 베레벨리, 벨라 페스트바움, 아틸라 에제드, 데이빗 해이먼, 라슬로 나다시, 가보르 하사이
가장 비인도적인 일은, 순수성을 짓밟는 것이다
원작 도서에 대하여
영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은 제작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아일랜드의 작가 존 보인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2007년 아일랜드 독자들이 뽑은 '올해의 책'이자 카네기 상 후보작으로 선정되었고 영화는 이 원작 소설의 내용을 굉장히 훌륭하게 영상화했다. 제작비는 1250만 달러(한화 약 165억 원)인데 흥행수익은 약 4400만 달러 (한화 약 582억 원)으로 흥행을 기록했으며 제44회 시카고 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 할 정도로 대중과 평단의 큰 찬사를 받은 영화이다.
내용은 이렇다. 2차 세계대전, 9살인 브루노는 독일 장교인 아버지를 따라 아우슈비츠 수용소 옆에 지어진 관사로 이사를 오게 된다. 예전에 살던 베를린과는 달리 친구도 없고 마땅하게 놀 거리가 없어 심심해하던 브루노는, 유대인들을 학살하던 아유슈비츠 철조망 근처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수용복, 즉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또래의 소년 쉬미엘을 우연히 만난다. 친구가 없던 브루노는 쉬미엘과 점점 친해지게 되지만, 브루노의 아버지는 이 사실 전혀 모르고 있다. 영화도 이런 소설 속의 배경과 전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원작을 뛰어넘는 영화
소설과 마찬가지로 영화에서도 브루노의 아버지 랄프는 나치 친위대 장교이고, 폴란드 수용소 관리로 전출되어 폴란드의 수용소 옆에 위치한 집에 이사를 가게 된다. 브루노는 2층인 자기 방에서 창문 밖으로 수용자들을 보지만, 그들을 농장의 농부들로 착각한다. 외로운 브루노는 어머니 엘자에게 그들에게 다가가도 되냐고 묻지만, 아버지 랄프는 당연하게도 반대하고, 나치에 불만이 있었던 엘자는 점점 그런 남편이 못마땅해진다.
어느 날 브루노가 마당에서 놀다가 다치게 되는데, 전직 의사였지만 랄프의 집의 허드렛일을 하고 있는 유대인이 브루노를 치료해 주는 일이 발생한다. 수용소의 진상을 알게 된 엘자는 이곳을 더 싫어하게 되는데, 설상가상으로 딸인 그레텔이 점점 나치즘에 물들게 되자 불안해진 엘자는 랄프에게 이곳을 떠나자고 말한다. 하지만 랄프는 그런 아내의 심리를 무시해 버린다. 그 와중에 브루노는 어쩌다가 수용소 가까운 집 뒷문으로 나가게 되어, 소설과 마찬 가지로 수용소 안에 있는 또래의 유대인 소년 쉬미엘을 만나게 된다.
절제되고 차가운 Tone & Manner
영화는 점점 긴장을 더해가지만, 굉장히 절제 있고 덤덤하게 이야기를 보여준다. 브루노는 또래 친구가 생겨 기쁜 마음에 쉬미엘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며 친해진다. 어느 날 브루노가 쉬미엘에게 먹을 것을 주게 된 것을 알게 된 랄프의 부하가, 브루노에게 유대인에게 먹을 것을 줬냐며 묻고, 브루노는 모른다고 말한다. 그 때문에 쉬미엘은 체벌을 받게 되고 브루노는 쉬미엘을 찾아가 사과를 한다. 쉬미엘은 친구니까 괜찮다며, 수용소 안에 있는 자신의 아버지를 찾고 싶은데 도와줄 수 있냐고 묻는다. 브루노는 소중한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줄무늬 파자마, 즉 죄수복을 입고 수용소로 들어가게 된다.
한편 랄프는 엘자의 상태가 점점 이상해지자 이사를 가기로 결심하지만, 이내 브루노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브루노의 방에서 밖으로 나가는 창문 앞에 떨어진 샌드위치를 본 가족들은, 개를 따라 수용소 울타리까지 가게 되고, 결국 브루노가 수용소안에 들어가기 위해 벗어놓은 옷과 삽을 발견한다, 수용소 책임자인 랄프는 이내 깨달았다. 지금 수용소의 가스실에서는 무서운 진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여운이 남는 마지막 장면. 어떤 설명도 필요 없다
2차 세계대전이 배경이지만, 원작이나 영화에서는 절대 전쟁의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영화의 초점은 8살인 주인공 브루노에게 맞춰져 있다. 그 어린아이의 눈에는 전쟁도 나치도 학살도 다 모르는 이야기일 뿐이다. 8살짜리 아이의 눈을 통해 어른들의 악행과 전쟁의 공포를 보여주며, 이런 어른들의 행동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들이 어떤 일을 겪게 되는지 여실히 보여줄 뿐이다.
원작 소설에서는 영화 엔딩 이후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여운이 긴 '그 엔딩 장면' 이후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그것이 이 영화가 원작을 뛰어넘은 영화가 된 이유라고 생각한다. 엔딩장면은 영화의 끝을 오랫동안 장식하는데, 그 장면은 관객들의 마음속을 계속 파고들며, 이 영화를 보고 깨달음을 받아야 할 어떤 이들에게 거침없이 묻는다.
당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얻게 되는지 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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