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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반의 영화리뷰

게이트키퍼 : 또 다른 세계 (A Rough Draft, Chernovik, 2018) 시뮬레이션 월드가 진짜가 된다면

by notail86 2023.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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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키퍼 : 또 다른 세계
과거를 잊고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라! 게임 개발자 시릴은 회사에서는 인정받는 재원이지만 그의 사생활은 늘 엉망진창이다. 어느 날, 새로운 게임 런칭을 앞두고 회사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 후 집에 돌아온 시릴은 처음 본 여자가 집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크게 놀라고 경찰에 의해 강제로 쫓겨난다. 다음 날, 회사에 출근하지만 그 누구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는 자신의 과거는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고 충격에 빠지는데...
평점
4.2 (2019.12.26 개봉)
감독
세르게이 모크리츠키
출연
니키타 볼코브, 세베리야 야누사우스카이테, 율리야 페레실트, 올가 보로브스카야, 빌렌 바비체프, 이리나 고르바체바

내가 사실은 시뮬레이션 월드의 NPC였다면?

'나'라는 존재의 정의

 

넌 삶 전체가 비유적 표현뿐이지

게다가 실전은 없이 리허설만 반복돼

 

 라는 말을 들으며, 여자친구 안야에게 차이는 '막시모프 키릴 다닐로비치'가 오늘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키릴은 잘 나가는 게임회사 'ROB'의 그래픽디자인팀의 팀장으로 그가 '창조'한 '클라우드 타워'라는 게임은 대히트를 치게 되고, 캘리포니아 지사를 맡아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회사에서 천재로 인정을 받는 사람이다.

 안야에게 차이고 난 뒤 다시 회사로 간 키릴은, 그가 만든 게임으로 인한 계약 성공을 축하하는 파티에 참석하게 되는데, 사장은 그런 그에게 '신세계를 창조하는 자'라고 하면서 환영한다. 동료 타냐는 성공한 그에게 게임 속 요정으로 자신을 그려달라며 치근덕대지만, 키릴은 오직 안야 생각뿐이다.

 파티가 끝난 뒤 친구 코챠의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데, 안야의 얘기를 하며 고충을 토로하는 키릴에게 코챠는 이런 말을 남기며 집 앞에 내려준다.

제일 좋은 세계에서

최고의 것을 얻기를...

 

 키우는 강아지 캐슈를 이 밤에 굳이 산책시키겠다며, 친구 코챠와 헤어진 키릴은 자신의 집으로 들어서는데, 집에서 생전 처음 보는 '이바노바 레나타 이바노브나'라는 여성이 나오면서, 이 집은 원래 자신의 집이니 키릴에게 나가라며 경찰을 부른다.

 경찰은 옆집에 사는 사람들에게 키릴을 보았느냐고 물어보는데, 할머니가 3년째 키릴이 이 집에 살았다고 증언해 주지만, 경찰은 키릴에게 우선 집에서 나가라고 명령한다. 어쩔 수 없이 강아지 캐슈라도 데려가려고 하지만, 캐슈는 주인도 몰라보고 으르렁대고, 결국 혼자 집 밖으로 나간다.

 친구 코챠에게 도움을 청하고, 하루 종일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는데, 이상하게도 서류상으로 봐도 자신의 집이 없고, 회사에서도 없는 사람 취급을 받는다. 설상가상으로 부모님조차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데, 분명 어제는 멀쩡했던 자신의 여권조차 공백이 되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여러 세계관의 충돌과 화합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는 키릴은, 어제만 해도 자신을 알아보던 이웃 할머니 갈리나가 자신을 처음 보듯 대하는 것을 보며 당황하는데, 레나타는 키릴이 자신의 친구라며 원래 키릴의 집이었던 곳으로 그를 초대한다.

 레나타에게 진실을 요구하며 식도를 들고 협박하는 키릴은, 오히려 레나타의 의도대로 레나타를 살해했다는 오해를 받게 되고, 키릴은 옆집 남자에게 도움을 청해 보지만, 옆집 남자는 오히려 그런 그를 때려눕힌다. 깨어나 보니 경찰차 안이었는데, 경찰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키릴을 보내준다. 갈 곳이 없는 키릴은 자신의 휴대폰에 입력돼 있는 모종의 장소를 보고 그곳으로 간다.

 그곳에 가보니 허름한 타워였는데, 갈 곳이 없던 키릴은 그 곳에서 어쩔 수 없이 잔다. 하룻밤을 자고 나니, 분명 어제 칼에 찔려 죽었던 레나타가 멀쩡하게 살아서 나타나서는 드디어 키릴에게 이 세상의 진실에 대하여 말해주기 시작한다. 어젯밤 도착한 타워는 이제 키릴의 소유이며, 이곳에서 키릴이 원하는 것들은 모두 이루어질 것이라는 말을 해주며 옷장에 옷이 나타나도록 해보라고 한다.

 키릴은 반신반의하면서도 능력을 사용해 보는데, 먼저 레나타의 옷을 벗긴다. (남자들이란...) 레나타에게 '하는 짓 하고는...'이라고 면박을 당한 키릴은 다시 옷장에 옷을 만들게 되고, 이어서 레나타는 이곳이 세계의 교차점이며, 키릴은 이곳의 세관원으로 재 탄생했다는 말을 해준다. (아니 그럴 거면 옷을 그냥 갈아입을 필요 없이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키릴은 세관원으로서의 지침을 습득한 뒤 맨 처음으로 자신의 친구인 코챠 콘스탄틴에게 연락을 하는데, 코챠는 키릴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렇게 슬슬 세관원으로서의 업무를 보던 키릴 앞에 전 여자친구 안야가 직장 상사인지 새 남자친구인지 모를 '안톤 블라디미로비치'와 함께 나타나는데, 안톤은 세관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안야는 키릴을 못 알아보면서 코챠는 알아보는데, 그렇게 안톤과 함께 다른 세계로 여행을 가는 모습을 지켜만 본다.

 여러 일들을 겪으며, 키릴은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기능자'로 불리는 것을 알게 되고, 더 이상 인간이 아님을 알게 되는데, 여전히 전 여자친구 안야를 잊지 못한 키릴은 결국 세관원으로서의 규칙을 어기게 된다. (키릴과 안야가 창문의 안 밖으로 반씩 얼굴이 오버랩되는 부분이 이 영화의 모든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진짜'가 되기 위한 여정 (스포일러)

 그렇게 안야를 되찾기 위한 여정에서 자신의 세계와 여러 교차되는 세계가 원래 다른 세계의 시뮬레이션 월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본래의 자신을 되찾기 위해 '세관'을 운영하는 조직에서 탈출을 감행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친구 코챠가 원래는 큐레이터로서 '기능자'들을 관리하고 있고, 자신이 조직에 저항하게 되면서 본래 자신의 세계도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영화는 결말을 내지 못하고 후속 편을 예고하며 마무리된다.

 

 러시아 최대의 포털사이트이자 러시아의 구글 얀덱스 스튜디오 로고를 보고 영화 감상을 시작했는데, 러시아 영화는 원래 다 이런 식인건지 씬 사이의 감정 흐름이 자유롭지 못하고, 등장인물들 조차 뭔가 검열당하고 있다는 기분을 떨쳐내지 못하였고, 소재 자체는 정말 좋았으나 원작 세르게이 루키야넨코의 소설 'A Rough Draft'의 제목처럼 대략적인 초안으로 씬을 얼기설기 엮어 만든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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