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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반의 영화리뷰

장강 7호 (長江7號, 2008) 삶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일까

by notail86 2023.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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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7 - 장강7호
요상한 물건을 들고 그가 돌아왔다!! 가난한 주성치 부자 곁에 찾아온 SF 영화 사상 가장 하찮은(?) 외계 생명체 ‘장강 7호’ 과연 어떤 기적을 안겨줄까..? 쓰레기 더미에 버려진 구멍 뚫린 운동화를 신고, 오늘도 씩씩하게 학교로 향하는 샤오디. 일찌기 어머니를 여의고, 배운 것은 없지만 성실한 노동자인 아빠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아들에게만큼은 최고의 교육을 받게 해주겠다’는 아빠의 바람으로 부자들만 다니는 명문 학교에 다니고는 있지만, 학교에서는 언제나 물 위의 기름 같은 존재에 성적은 늘 꼴찌. ‘거짓말 하지 말고, 친구들과 싸우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면 가난해도 존경 받는다’는 아빠의 좌우명을 외치는 샤오디는 선생님에게도 별종 취급을 받는다. 그나마 샤오디에게 다정하게 대해주는 위엔 선생님과 교내 최고의 거구인 내성적인 소녀 매기가 있어 위로가 된다. 그러던 어느날, 부자에 학교 짱인 죠니가 최신 애완형 로봇 '장강 1호'를 가지고 온다. 죠니가 너무나 부러운 샤오디는 난생 처음으로 ‘장강 1호’를 사달라고 아빠에게 떼를 쓴다. 아들의 응석에 크게 화를 내는 아빠. 샤오디 역시 ‘더 이상 가난뱅이는 싫어’라고 참고 참아온 불만이 폭발하고... 그날 밤, 샤오디에게 말끔한 운동화를 신겨주려 언제나처럼 쓰레기 더미를 찾아온 아빠는 UFO가 남긴 녹색 고무 공을 발견하고, 샤오디를 달래주기 위해 집으로 가져와 선물로 안겨준다. 이 알 수 없는 녹색 물체를 학교로 갖고 온 샤오디는 죠니 앞에서 허세를 부리며 “최신 장난감, 장강 7호”라고 큰소리를 친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평범한 고무 공. 그 순간, 박자에 맞춰 스위치가 들어가고, 녹색 물체는 강아지처럼 4발 달린 애완 동물로 대 변신! 생명체인지 장난감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것을 샤오디는 '칠땡이'라 부르며 기뻐한다. 이제, 샤오디는 ‘장강7호’가 깜짝 놀랄 초능력으로 구박 받고 따돌림 당하던 학교 생활에 활기를 불어 넣어 줄 것이란 기대감에 부푼다. 그러나 샤오디와 함께 학교에 온 ‘장강7호’는 예상 밖의 엉뚱한 사고들을 벌이며 샤오디를 더욱 난처한 입장으로 몰아넣는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던 샤오디와 아빠에게 찾아 온 뜻 밖의 손님 ‘장강7호’. 이 요상한 외계생명체는 이들 부자에게 어떤 놀라운 변화를 가져 다 주게 될 것인지…
평점
7.5 (2008.08.21 개봉)
감독
주성치
출연
주성치, 서교, 장우기, 임자총, 이상정, 풍면항, 황뢰, 요문설, 한영화, 뢰우, 김중우, 호천림

어느 날 너는 내게로 와 내 삶의 목적이 되었다

아들이 삶의 전부인 아버지로서

 짓다가 만 건지 무너지는 중인건지도 알 수 없는 폐 건물에서, 초우(鐵, 주철)는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그의 직업은 공사장 막노동꾼. 열악한 환경에 아내의 죽음으로 그가 다니는 공사장의 건축소장에게 빚까지 있지만, 그에게는 한 가지 인생의 목표가 있다.

 그것은 하나뿐인 아들 디키(소적)가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아 훌륭한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초우는 막노동은 체력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끼니를 굻어가며 아들 디키를 사립학교에 보내고 있다. 건축소장은 그런 그에게 자신의 빚을 언제 갚냐는 말을 하면서도, 힘이 달려 성과가 없는 그에게 건강을 염려하여 집에 가서 쉬라고 하지만, 초우는 돈을 벌기 위해 '할 수 있다'라고 말을 하며 더욱 열심히 일을 한다.

 돈이 없어 아들이 필요하거나 원하는 것들을 사주지 못해, 고된 노동을 마치고 난 뒤 쓰레기장에 들러 멀쩡해 보이는 고물을 주어다가 아들에게는 사 왔다는 거짓말을 하는 그이지만, 아들에게 훈교를 할 때면, 항상 말버릇처럼 '가난하지만~'으로 시작해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가르친다.

 아들이 잘못을 하여도 절대 손찌검을 하지 않고, 항상 디키에게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자신을 희생할 뿐이다. 하지만 그런 그도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삶의 변화가 시작된다.

아버지가 삶의 전부인 아들로서

 초우의 눈물겨운 희생으로 좋은 학교에 다니는 아들 디키(周小迪, 주소적)는 아직 너무 어려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어떤 희생을 하는지 모른다. 아버지에게 들은 대로 가난하지만 성실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싸우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는 존경받는 사람이 꿈인 디키는, 가난하고 더럽기 때문에 몇몇 학우들 뿐만 아니라 담임선생님 '카오'에게도 닿기 싫은 사람이 되어 있다.

 하지만 집도 공부에 집중할 형편이 되지 못해 성적 역시 좋지 못하고, 주변인들이 외모를 보고 생각하는 대로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으로, 아버지가 말하는 대로 존경받는 사람이 되기 위한 삶을 막연히 생각할 뿐, 진정으로 이루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이 '장강 1호'라는 장난감을 자랑하자, 자신도 갖고 싶어 아버지에게 '다시는 뭐 사달라고 안 할게요'라는 말을 하며, 장난감을 사달라는 투정을 하게 되고, 그런 디키에게 미안한 초우는 쓰레기장에서 탱탱볼처럼 생긴 공 한 개를 주워 전해 준다. 그 장난감이 이 영화의 제목인 '장강 7호'이다.

 아주 특별한 능력을 지닌 외계 펫인 장강 7호는 디키가 원하는 것들을 다 이루어주지 못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디키에게 봉사해 주었고, 결국 배터리 수명이 다하게 되어 디키를 떠나게 되는데, 그런 장강 7호를 다시 켜는 것이 디키 인생의 목표가 되면서, 디키의 삶도 달라지게 된다.

주인이 삶의 전부인 펫으로서

 장강 7호는 외계에서 만들어진 펫으로, 어느 날 갑자기 디키가 주인이 되었지만, 그 만듦새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디키와 처음 조우하였을 때, 3차원 홀로그래픽으로 자신이 어떤 능력을 가진 지 매뉴얼을 보여주지만, 아직 어린 디키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본 것 중 가장 대단했던 장난감인 '장강 1호'의 이름을 따 장강 7호라 이름 지어줄 뿐이었고, 너무 신난 둘은 Boney M의 Sunny의 흥겨운 가락에 맞춰 춤을 춘다. 그러다 발에 채여 바닥에 떨어지게 된 장강 7호가 썩은 사과에 자신의 능력을 쓰지만, 디키는 그것이 장강 7호가 마법을 부린 것이라 착각한다.

 디키는 장강 7호를 얻고, 그 마법을 이용해 자신을 괴롭히는 현실을 바꾸려고 하지만, 애초에 그런 능력이 없던 장강 7호는 주인이 원하는 것들을 이뤄주지 못한다. 그러자 디키는 장강 7호를 괴롭히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고, 배터리가 다 닳으면서 꺼지게 된다.

영화가 삶의 전부인 주성치로서

 이 영화는 주성치가 최초로 아버지 역할을 하였고, 영화 촬영지도 그의 아버지 고향이며, 영화 속의 힘든 어린 시절도 그의 이야기라고 한다. 그리고 그가 영화의 주연으로 등장하는 것도 이 영화가 마지막이라고 한다. 과거 힘든 시절로 인해 직접 영화사를 만들어 감독, 제작, 각본, 연출까지 하는 그는, 자신이 나왔던 영화들의 진정한 아버지로서의 출발을 이 영화로 삼은게 아닌가 싶다. 매번 영화의 주인공으로서 배우의 모습을 보이다 이 영화에서 아버지의 모습으로 한발 물러나며, 그의 연기 인생도 영화 제작자로 한 발 물러서게 된 것이 아닐까. (심지어 주인공도 주(周)씨로, 이름인 타이(鐵, 철)로 불리지 않고 초우(周, 주)라고 불리운다. 한국으로 따지면 '주씨' 정도 되지 않을까.)

  그리고 중국의 최대 문제였던 건설 노동자들의 문제를 영화를 통해 보여주었는데, 중국에서는 이들을 농민공이라고 부른다. 농민공은 농민외출무공(農民外出務工)의 줄임말로, 중국에서는 농촌에 호구(戶口)를 가진 자는 그곳에서 농사만 지을 수 있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가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농사를 지을 땅은 한정적이고 돈이 되지 않으며, 도시의 인프라 대부분의 혜택을 받지 못하자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이주하려는 농민들이 많았고, 그런 농민들은 일종의 불법체류자가 되어 힘든 삶을 이어가며 부당한 처우를 겪고 있다. 중국에서도 이러한 농민공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주성치는 이러한 삶의 일면들을 특유의 B급 감성 개그로서 영화에 담아 보여준다. 그렇기에 가볍게 웃으면서도 삶의 목적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깊은 여운이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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